＃ IT관련 회사에 근무하는 이준상(31)씨는 최근 얼굴에 미소가 그치지 않는다.까다로운 프로젝트를 떠 맡아도. 깐깐한 팀장에게 기안이 되돌아와도 이씨는 좋기만 하다. 그 이유는 바로 이씨가 지난 주 구입해 놓은 미주 왕복항공권 때문. 여름휴가를 일부러 남겨 놓은 그는 다음달 초 서호주 퍼스로 떠날 예정이다. 이씨는 매일 인터넷을 통해 틈틈히 일정을 짜고 있다. “어디서 자며. 무엇을 하고 또 무얼 먹지?” 즐거운 상상에 늦잠 조차 뒷전인 그는 행복한 ‘예비 여행자’다.

＃ 이처럼 여행은 출발하는 순간부터 재미가 반감된다. 제일 좋을 때는 출발일자를 잡아 놓고 ‘뭐하고 놀까?’를 고민할 때. 즉 여행계획을 짜는 동안이다. 그렇기 때문에 되도록 여행계획은 길게 가질수록 좋다. 여행기간이 4일이라면 적어도 열흘. 20일 이라면 30일 이상 찾아보고 출발하는 편이 훨씬 행복하다. 잘만 준비하면 즐거움은 늘어나고. 비용은 줄기 때문이다. 미리 늦가을·겨울철 여행계획을 세울 때 도움이 될만한 체크리스트를. 89년부터 전 세계 40여 개국을 누비며 여행가이드북을 편찬한 프로(?) 여행가인 김형렬 ‘호텔자바’ 이사에게 들어봤다.

●백패커형(Backpacker)=여유있는 일정(2주~한달) 동안 여러 나라와 도시를 이동하는 여행 방식. 대학생들이 많이 떠나는 ‘배낭여행’이 이에 해당하는데 이때는 치밀한 동선(route)구성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인-아웃(출입국)이 같아야 저렴하게 갈 수 있기 때문에 동선을 짤 때 이를 유념해야 한다. 일정이 여유있다면 다른 목적지(목적지가 유럽인 경우. 주로 아시아 대도시)를 돌아볼 수 있는 경유 편도 나쁘지 않다.

동선이 정해지면 항공사별 할인 항공권과 저렴한 숙소 공동시설을 이용하는 유스 호스텔과 민박 등의 정보를 꼼꼼히 챙겨 보고 미리 예약해야 한다. 식사 및 주변 시설. 볼거리에 대한 정보는 가이드북과 인터넷 여행카페에서 찾으면 된다. 이런 동호회나 카페. 국가별 관광청을 통해 할인쿠폰과 가이드북을 제공받을 수도 있다. 동호회에 미리 가입해서 믿을만한 동반자를 사귄 다음. 함께 떠나는 것도 여행의 매력 중 하나다.

●휴양형(Relax)=복잡한 일상을 잊고 무조건 쉬었다 오는 것이 목표라면 준비할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신뢰할 만한 여행 전문가 혹은 여행사 상담원에게 직접 문의하는 것이 좋다. 단 휴양지를 갈 때는 항공 이동시간이 짧은 것이 좋고. 여행 기간 대부분을 숙박지 안에서 보내기 때문에 호텔 혹은 리조트의 숙박지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단 3~4일을 쉬기 위해 경 비행기·선박 포함 10시간 이상씩 이동한다는 것은 얼토 당토 않은 일이기 때문에. 적어도 한국에서 출발할 때는 말레이 반도나 적도를 넘어가는 일은 어울리지 않는다. 간단한 먹을거리나 쉬면서 읽을 책을 구입하기 위한 출발 전 쇼핑도 괜찮은 생각이다.

●체재형(Residence)=한 지역에 오래 체류하면서 다양한 현지 문화를 체험하는 여행. 방콕. 파리. 런던. 베를린. 뉴욕. 마닐라 등 대도시 위주로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현지생활 정보까지 포함한 아주 구체적인 여행 준비가 필요하다. 호텔보다는 위클리 맨션이나 임대 주택을 빌리는 것이 낫고. 언어·요리·마사지·스포츠 등 현지생활 중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미리 알아보면 좋다. 예를 들어 ‘다시 베를린(이동미 지음)’ 등 도시를 테마 별로 나눈 여행 에세이와 두꺼운 종합 가이드북을 모두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 최근 원화 가치가 폭락한 탓에 다시 각광받고 있는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다. 서너 달 이상 꼼꼼히 준비하면 후회없다.

●목적·기호형(Preference)=자신의 필요 또는 기호에 맞춘 여행.‘개인목적의 출장’처럼 방문해야 할 곳과 해야 할 일들이 여행 일정 중 반드시 포함된다. 쇼핑이 목적이라면 홍콩·도쿄·싱가포르 등 이동 거리가 짧고 쇼핑타운이 밀집된 곳을 선택하면 된다. 골프·스키 등 즐길 거리를 찾아 떠날 때도 마찬가지다. 히말라야 등정처럼 꼭 목적지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면 스키를 타고자 꼭 오스트리아나 캐나다까지 갈 필요는 없다. 시간과 경비가 실용적인 범위 내에서 다녀올 수 있는 곳도 많다. 쇼핑여행의 경우. 일반 여행 가이드북과는 달리 테마를 담은 여행서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으니 이를 참고하면 좋다. 골프·스키·스킨 스쿠버·낚시 여행은 여행 동호회가 아닌 취미 동호회에 가입하고 먼저 다녀온 이를 통해 정보를 얻고 가는 것이 필수다. 이런 취미·스포츠의 경우에는 전문 여행사도 성업중이다. 크루즈 여행과 같은 특수한 체험거리는 전문여행사를 통해 준비하는 것이 일반 여행사보다 유리하다.

※ 여행준비 중 알면 좋은 사이트 20

▲wikitravel.org=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 가이드북▲www.tripadvisor.com=여행 리뷰 커뮤니티▲www.hostelbookers.com=전세계 유스호스텔 실시간 예약 사이트 ▲www.whichbudge.com=전 세계 저가 항공사들의 홈페이지 모음집 ▲maps.google.com=전 세계 모든 곳의 위치를 지도와 위성사진으로 확인 ▲www.lonelyplanet.com=여행가이드북 '론리플래닛' 사이트 ▲www.lhw.com=전세계 럭셔리 호텔 예약 사이트 ▲www.hoteljava.co.kr=전세계 3만개 호텔의 실시간 예약 사이트 ▲www.072.com=땡처리(초저가) 항공권 판매 사이트 ▲www.thailove.net=동남아 여행 최대 커뮤니티 ▲www.wingbus.com=세계 주요 도시 여행 블로그 모음집 ▲www.aq.co.kr=동남아 주요 관광지 정보 및 숙박 정보 리뷰 사이트 ▲www.eurang.net=네이버 유럽여행 커뮤니티 ▲cafe.daum.net/japanricky=다음 일본여행 커뮤니티 ▲www.heykorean.com= 미국 동부(뉴욕) 한인 커뮤니티 ▲www.travie.com=여행전문지 '트래비' 홈페이지 ▲www.0404.go.kr=외교통상부 해외안전여행사이트, 여권 및 각국의 출입국 정보 망라 ▲www.zonejung.com: 여행작가 조은정의 여행 커뮤니티 ▲indofantazy.tistory.com=여행작가 전명윤의 인도·차이나 판타지 ▲hi60.com=여행작가 유경의 홈페이지．

이우석기자 demory@


기사발췌 : 2008년 10월 8일 스포츠서울 <기사원문보기>